홀로 된다는 것…….
지난 5월9일 새벽에 친구이자 가까운 이웃 이었던 남편의 친구가 갑자기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그의 아내 정남씨는 나와도 특별한 사이 이었다. 그래서 바쁜 스케줄을 뒤로하고 5월10일 새벽에 남편과 함께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갔다. 젊은 나이에 너무도 허무하게 가버린 친구의 영정사진 앞에서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며 유가족들을 돌아보면서 남편은 "왜? 왜 이렇게 되었냐."고 만 되풀이 하였다. 슬퍼하는 남편의 모습도, 미망인 정남씨의 모습도, 고인의 아이들도, 나를 멍하게 하였다.살아있는 사람들이 무슨 말 을하고 또, 무슨 말이 필요 하겠는가!그저 식구들에게 아무런 말도 못하고 간 고인의 마음이 어떨지,
그렇게 보낼 수밖에 없는 미망인이 된 정남씨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하나,
남편의 말없는 이별이 가슴에 한이 될 텐데…….
연신 눈물을 쏟아내는 그녀를 보며 나 또한 그 충격으로 요즘 잠든 남편을
들여다보는 버릇이 생겼다.
"자기야, 자? 자는 거지!?"
무섭고 두려웠다. 그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남편은 비몽사몽 길게 한숨을
내어쉬고는 "응, 죽지 않았어. 자고 있어 걱정 하지 마."그러는 게 아닌가!어제는 남편과 간만에 공원을 함께 거닐며 나는 남편에게 이런 말을 하였다. "나보다 먼저 죽으면 안 돼."
마치 어린아이가 애원하는 눈빛으로 그렇게 말하니 남편은 그저 물끄러미 바라만 보는 것이다. 그런 그의 앞에서 그를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다.
왜 그랬을까?
그런데 그 순간, 그런 남편이 너무 소중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는 언제나 내게는 힘이었고 더운 날 그늘이었다는 것을, 문뜩 깨닫게 되었다.오늘 정남씨와 통화를 하였다. 그녀와 고인이 된 동기 씨의 아픔을 바라보며
우리 부부를 돌아본다.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야지, 더 많이 사랑하도록 노력 해야지 훗날 말하지
않고 서로를 보내야 할 때 후회하지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