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
남 승 원
거울 앞 낯선 타인을 훔쳐보며 묻는다
누구냐고 왜 그랬냐고 그러지 말라고
뭘 하고 있느냐고 묻고 또 묻는다
이내 몰랐던 다른 모습에 머리를 흔든다
발끝부터 울컥 밀려오는 물살에
하나씩 튀어 오르는 터진 서러움들
그것들로 놓쳐버린 이정표 때문일까
외딴섬에 덩그러니 버려질 때도 있었다
조급해진 심장소리는 사방을 멈추고
터 저나 오는 속 시끄러운 소리들로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무언지도 모른 체 무언가 해야만 했다
해 질 녘이면 이 또한 지나가겠지 그리고
타인을 통해 다른 나를 볼 것이다
어렵게 앞에 놓인 것들을 품어가며
내가 본 것처럼 나도 누군가의 거울일 것이다
<계간문예 상상탐구 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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